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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생각나는 사람 (1)

작성일 : 2005-11-27 조회수 : 1403


생각나는 사람(I)







많은 교회들이 목사와 장로 사이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있다.평소 나는 목사님과 장로님 사이를 부부와 같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부부가 사이가 좋으면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불안하여 정서적 안정을 해치게된다.교회 또한 마찬가지이다.



K장로님은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셨었다.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을 시도할 무렵 북한군을 유인하기 위해서 동해안 장사로 상륙케하는 소위 양동작전을 위해 학도병들을 투입했던 것이다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꽃다운 청춘들이 그곳에서 희생되었다고 한다. 구사일생으로 생존하신 장로님은 그 때 살아 돌아가기만 한다면 반드시 주의 일을 열심이 하겠다고 서원 아닌 서원을 하셨단다. 그러나 망각의 동물이 인간인지라 어느새 그 서원은 잊고 학업과 사회생활로 근 이십년간을 불신앙 생활을 하다가 잘 나가던 직장이 하루아침에 부도의 위기에 몰리면서 직장을 정리하고 뜻한바 있어 대구의 명산인 팔공산 서북쪽에 자리를 잡고 오동나무를 심으셨다고 한다. 원래 농대에서 임업을 전공한 것이 나무 심는 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그곳에 정착하면서 전원교회에 장로로 봉사하시게 되었다.



필자가 부임해 보니 개척 8년째인 전형적인 지하개척교회였다. 그렇지 않아도 지하라서 습기가 많이 차는 데 바로 위층에는 횟집이 있어서 고기 씻은 물을 밑으로 흘리는 바람에 새벽기도도 드리지 못하고 물을 퍼낸 적도 부지기수였다. 여기서는 도저히 교회부흥이 어렵다고 생각하여 지상으로 옮길 계획을 해 보았으나 워낙 열악한 재정구조로 엄두를 낼 수 없었다. 50여명의 교우들이 땅 100평을 목표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K장로님께서 현재 우리교회 부지가된 땅을 헌납하셨다.일만평이 넘고 시가 10억이 넘는 땅을 기꺼이 내어 놓으신 것이다.



사실 나는 계명대학교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았던 터라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해 왔었다. 모교인 영남신학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이때처럼 목회의 보람을 느낀 적은 없었다. 이제는 학교로 갈 꿈은 거의 접은 상태이다.



K장로님은 일본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니시고 해방 후 대구의 명문인 계성 중학교를 졸업하시고 경북대학교를 졸업하신 분이시다. 성품이 온화 하실뿐 아니라 인자하셔서 14년 동안 당회 하면서 언성을 높여본 적이 없다. 언제나 목회자 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한다. 아직 우리교회가 이곳으로 옮겨오기 전까지 시내에 사택이 있을 때에는 매주일 생수를 두통씩 젊은 목사를 위해서 떠다주셨다.



교회에 작은 기여만 해도 교회를 자기 소유인양 주장하려는 자들도 더러 있는 모양이지만 K장로님은 한 번도 땅을 내놓았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하나님이 주신 것 하나님께 돌려드렸을 뿐이지요 라고 말씀 하시는 장로님의 태도에는 한 올의 거짓도 보이지않는다.그런 겸손함을 인정 받으셔서 경북노회 부노회장으로 피선 되셔서 봉사하시기도 하였으며 총회적으로도 이 미담이 전해져서 총회장의 표창을 받기도하셨다.



지금은 은퇴장로님으로서 조용하게 뒤에서 후배들을 도우시고 계신다. 목사가 좋은 당회를 만나는 것은 더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요 행운이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기면서도 아직도 여러모로 부족한 목사를 위해 헌신과 희생으로 모범을 보여 주시는 K장로님께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웅장함도 장관이지만 석양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의 멋도 그에 못지않다. 장로님의 여생이 더욱 아름답고 멋있고 행복이 이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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